하나님이 함께 하셨던 아이 이스마엘은 이후 '활 쏘는 자'가 되어 바란 광야에 정착합니다. (창21:21)
이 바란 광야는 시나이 반도에 있는 석회암 지대로서 미디안과 이집트 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석회암 지대라는 것은 농경도 유목도 불가능하다는 말입니다.
그가 '활 쏘는 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스마엘은 그렇게 '활'을 가지고 이집트로 이어지는 무역경로를 장악합니다.
그 결과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를 잇는 무역상으로서 이스마엘 상인들이 발전하게 되고
이들이 요셉을 이집트로 데리고 가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자 어머니 하갈은 이스마엘을 위해 이집트에서 아내를 얻어옵니다.(창21:21)
이집트는 하갈의 고향이기도 했습니다.

"...그에게 한 여종이 있으니 애굽 사람이요 이름은 하갈이라"(창16:1)

이집트가 그녀의 고향이라면 사라에게 쫓겨난 후 곧장 이집트로 돌아갈 수 있었을텐데
왜 그 오랜 세월 광야에서 방황했을까요?
이집트에서 며느리감을 찾아 데리고 올 정도라면 그 땅에는 여전히 친족과 지인이 있다는 말인데 말이죠.

광야로 쫓겨났을 때 하갈은 아직 아이에 불과한 아들에게 물 한모금조차 줄 수 없는 자신이 말할 수 없이 미웠을겁니다.
차마 아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눈뜨고 볼 수 없어서
'화살 한바탕 거리를 떨어져 앉아'(창21:16) 꺼이꺼이 소리내어 울고만 있었습니다.
그 때 하나님은 하갈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일어나 아이를 일으켜 네 손으로 붙들라 그가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 하시니라"(창21:18)

하나님은 하갈에게 '네 손으로 붙들라'고 말씀하십니다.
네가 포기하면 어느 누구도 네 아들을 지켜줄 수 없다고...
그리고 하갈에게 샘물을 허락하시어 이스마엘을 살려주셨습니다.
이후 하갈은 광야에서 힘든 순간마다,
모든 걸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순간마다
"네 손으로 붙들라"는 음성을 떠올리며 아들을 지켜냈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이렇게까지 해서 이스마엘을 살리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이스마엘이 태어나기 전부터 그에게 부여한 하나님의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예수 그리스도까지 이어지는 구원의 장대한 파노라마를 만들기 위해
이집트로 들어가는 길목을 하나님의 사람이 장악해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네 자손이 이방에서 객이 되어 그들을 섬기겠고 그들은 사백 년 동안 네 자손을 괴롭히리니"(창 15:14)
하나님이 아브라함이 깊은 잠에 빠졌을 때 계시하신 말씀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고난 당하는 것은 이미 정해진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로 들어가고 정착할 것인지 세밀한 부분까지 계획하셨고
그를 위해서 요셉이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요셉을 이집트로 팔아넘길 이스마엘 상인들을 준비하셨습니다.
그 하나님의 목적이 있는 한 광야에 버림받아 죽어가던 이스마엘은 결코 죽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