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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영광교회

주님이 일하시는 시간

황후연, 2011-02-22 15: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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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죽은 자의 누이 마르다가 이르되 주여 죽은 지가 나흘이 되었으매 벌써 냄새가 나나이다"(요11:39)

지지난주 설교말씀 중 이 부분을 들으며 한없는 슬픔이 밀려들었습니다.
인간이 제아무리 발악을 하더라도 결코 넘어설 수 없는 거대한 절벽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벌써 냄새가 나나이다..

'주님이라면 살려주실 수 있을거야'라고 수십번, 수백번 외쳐본들
자기 코를 후벼파고 들어오는 그 냄새를 어떻게 부정할 수 있을까요?
나약한 인간의 육체를 파고드는 날선 감각 앞에서
보지도 만지지도 못할 미래의 어느 시점에 대한 이야기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요?

정직하게 말하자면 자신이 없었습니다.
특별한 체험을 하거나 위대한 성인의 반열에 든 몇몇을 제외하고
우리 평범한 인간들 가운데 과연 몇이나 자신의 생생한 감각을 부인할 수 있을지..
그래서인지 마르다의 불완전한 믿음에 차라리 연민이 느껴졌습니다.

  당신도 별 수 없는 인간이었군요.
  사실은 저도 그래요.

그렇게 손이라도 내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아마 저도 누군가로부터 '배때지에 기름이 낀 믿음'이라고 비난받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주님은 그런 믿음없는 이들로 인해 비통히 여기시고 눈물마저 흘리신 것도 압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제가 그 정도 밖에 안되는데요...




하지만 제가 의지하는 것은 그러한 인간의 부족함을 이해하시고 용서하시는 주님입니다.
그리고 오히려 그걸 아시기 때문에 나사로의 죽음을 준비하셨던 주님입니다.
주님은 나사로의 무덤돌을 옮기게 하시고 이렇게 기도하십니다.

"항상 내 말을 들으시는 줄을 내가 알았나이다
그러나 이 말씀 하옵는 것은 둘러선 무리를 위함이니 곧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그들로 믿게 하려 함이니이다"(요11:42)

나사로 부활사건은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 믿게 하기 위한 계획이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의도대로 이 사건을 계기로 유대인 가운데 주님을 믿는 자들이 급증합니다.
"나사로 때문에 많은 유대인이 가서 예수를 믿음이러라"(요12:11)

마침내 예수님이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실 때 유대인들은 호산나를 외치며 주님을 맞이합니다.
"나사로를 무덤에서 불러내어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실 때에 함께 있던 무리가 증언한지라
이에 무리가 예수를 맞음은 이 표적 행하심을 들었음이러라 "(요12:17,18)

결국 나사로 부활사건은 십자가를 통한 인류구원이라는 하나님의 궁극적 계획을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말씀만으로는 인간들이 그 거대한 역사를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기에 기적을 준비하신 겁니다.
나사로의 죽음은 예수님이 만들어놓으신 계획표 가운데 들어있었습니다.
그 계획을 이루기 위해 '냄새가 날 정도로' 시체가 썪을 때까지 기다리셨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라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그 운명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셨습니다.


우리 오빠 죽는다고 사람까지 보냈는데도 주님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나사로가 죽은 후 마르다는 배신감마저 느꼈을 겁니다.
  
   그 때 바로 오셨으면 살릴 수도 있었을텐데,
   그 많은 병자를 살리셨던 예수님이라면 당연히 살리실 수 있었을텐데...


우리는 주님이 일하시는 시간을 우리의 상황에 따라 임의로 데드라인을 정할 때가 있습니다.

  주님, 올해 합격 못하면 이제 끝장입니다.
  주님, 다음달 비자 끊기기 전까지 취직 못하면 안되요.
  주님, 다다음주까지 임대료 못내면 우리 가족 다 쫓겨나요.

마르다에게 있어서 그 데드라인은 나사로의 목숨이 붙어있는 순간까지였습니다.
그리고 이미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서 최후의 희망까지 놓아버렸습니다.
정작 그 데드라인이란 인간의 영역에서 어떻게든 해볼만한 한계치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그 한계치를 가지고 하나님의 영역을 제한하려 합니다.
그리고 그 알량한 믿음조차 포기하고 재빨리 절망해버리죠.
그러면서도 자신의 절망을 감추기 위해 믿음을 가장합니다.
마르다의 부활에 대한 믿음은 주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뿐,
눈 앞의 현실을 바꿀 실제적인 힘으로서의 믿음은 이미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마르다의 절망이 아무리 깊어도, 그 믿음이 아무리 심하게 요동치더라도
주님은 당신의 계획에 따라 미리 정하신대로 움직이실 뿐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아무리 간절해도
우리의 상황이 아무리 절박해도
우리의 믿음이 아무리 굳건해도
주님은 더 큰 곳을 보고 성큼성큼 나아가십니다.

우리의 애절한 기도가 응답받지 못했다고
주님이 우리를 버린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정한 기한 내에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님이 우리를 내친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응답받지 못한 기도에 대해서 변명거리를 만들 때가 있습니다.
  내 믿음이 부족해서겠지,
  주님이 날 사랑하지 않아서야,
  헌금을 좀 더 할 걸 그랬어,

사단은 우리의 고난을 틈타 주님과 우리 사이를 이간질합니다.
  거 봐, 기도해봤자지..
  훗, 주님이 너같은 거 기도 들어주실 거 같애?

아닙니다, 아닙니다, 그게 아닙니다.
주님은 당신의 때를 기다리실 뿐입니다.
우리가 미처 모르는 더 크고 놀라운 은혜를 위해 '냄새나는' 그 순간까지 기다리실 뿐입니다.
마르다의 믿음이 부족하다고 나사로의 기적이 취소되는 법은 없습니다.
우리 믿음의 불완전함은 이미 주님이 알고 계신 바입니다.
그렇다고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이 취소되는 법은 없습니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부둥켜안고, 끌어안고 가실 겁니다.
시체썩는 냄새가 날 때 주님이 움직이셨던 것처럼
절망이 가장 어두운 색깔을 띨 때가 '주님이 일하시는 시간'입니다.


주님의 절대적인 사랑의 무게와 길이와 높이 앞에서 피할 길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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