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장애

캐나다의 총리(1993-2003)였던 장 크레티앙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한 나라의 총리가 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선천적으로 한쪽 귀가 들리지 않았고, 안면 근육 마비로 입이 삐뚤어져 발음이 어눌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 모든 장애를 딛고 캐나다의 총리가 되었습니다. 한 번도 아니고, 3번이나 말입니다.
그가 선거 유세를 다닐 때의 일입니다.
그는 청중들에게 솔직히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저는 언어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저의 언어 장애 때문에 제 생각과 의지를 전부 전하지 못할까 봐 걱정입니다. 그러니 인내심을 가지고 저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제 어눌한 발음에 신경 쓰지 말고, 그 속에 담긴 제 생각과 의지에만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그 때에 그의 반대파 중에서 누군가가 소리쳤습니다.
‘이 보시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총리에게 언어 장애가 있다는 것은 치명적인 결점입니다. 그러니 그만 사퇴하시오.’
그러자 장 크레티앙은 비록 어눌하지만, 단호한 어투로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보시다시피 말을 잘 못합니다. 그러나 저는 거짓말은 하지 않습니다.’
이 한마디가 말 잘하는 어떤 후보들도 다 물리치고 3번이나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입니다. 정직이 능력입니다. 정직한 사람보다 더 신뢰를 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과연 무엇이 언어 장애일까요?
진짜 언어 장애는 말이 어눌한 것이 아니라, 마음이 삐뚤어진 것입니다.
아나운서같이 정확한 말을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정직한 말을 하는 것입니다. 정확한 말은 인기를 불러올지 모르지만, 정직한 말은 존경과 신뢰를 가져다 줍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기회만 있으면 거짓말을 하려고 합니다. 그 거짓말이 자신을 잘 포장해 주고 지켜 줄 것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그 거짓말이 자신에게 유익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거짓말의 가장 큰 피해자는 거짓말을 하는 당사자입니다. 거짓말은, 다른 사람이 아닌 거짓말하는 그 사람을 속이게 됩니다. 그 순간은 위기를 모면하는 듯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거짓말한 대가를 자신이 지불해야 합니다. 반면에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은 정직의 가장 큰 수혜자입니다. 장 크레티앙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총리가 되었던 것은 말은 잘 못했지만, 거짓말을 안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비록 그가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거짓말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결코 그를 택하지 않습니다. 약점을 숨기면 강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만,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약점을 숨기면 약점이 되고, 약점을 정직하게 오픈하면 놀라운 강점이 됩니다. 정직함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한 나라의 총리가 되는 데에 치명적인 결함일까요?
언어 장애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진짜 치명타는 정직 장애입니다.